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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술고래였던 일본의 최고 문학상 수상 작가 '마치다 고'가 쓴 책의 제목이다. 최대 행복이라고 느꼈던 술을 포기하고 나서 찾은 소소한 행복을 전하며 자신만의 슬기로운 금주 생활을 담백하게 적고 있다. 작가는 인생의 즐거움에는 그에 상응하는 고통이 반드시 수반된다고 말한다. 음주의 즐거움 뒤에 판단 착오, 크고 작은 실수, 건강과 시간 낭비가 뒤따르는 것처럼 말이다. 작가가 언급하지 않았지만 음주가 불러올 가장 큰 고통은 음주운전일 것이다. 음주운전은 본인뿐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고통도 불러오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음주운전에 대한 공분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내고 운전자를 바꿔치기하거나, 음주운전을 저지하는 시민을 매단 채 주행하는 등 음주운전 관련 기사의 댓글에는 운전자를 더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술에 관대한 한국 사회에서도 음주운전만큼은 용서받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정착되고 있다.
일명 윤창호법 등 다양한 법적·제도적 개선을 통한 음주운전 처벌 기준도 강화됐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상습 음주운전자 차량에 음주운전 방지장치(운전자의 호흡을 측정해 기준 이상의 알코올이 검출되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 장치) 부착을 의무화하는 도로교통법이 시행됐다. 5년 내 음주운전으로 2회 이상 적발된 운전자는 결격기간 종료 후 일정 기간 동안 음주운전 방지장치가 부착된 차량만 운전해야 한다.
그럼에도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5년간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총 7만 5950건으로, 매일 42건씩 음주운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또 같은 기간 1161명이 음주운전으로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음주운전 재범률도 매년 40%를 웃돌아 처벌 규정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다.
그러나 처벌 강화만으로 음주운전을 근절할 수 있을까? 지난해 한국심리학회지에 실린 정미숙과 최보영의 연구에 따르면 처벌효과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어 음주운전 재범을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형사처벌과 같은 법적 제재인 '공식적 억제'와 사회적 비난과 같은 간접적 제재인 '비공식적 억제'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 무엇보다 운전자의 심리적 특성을 고려해 내적 변화를 유도하는 교육적 접근이 음주운전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음주운전으로 운전면허행정처분을 받은 운전자를 대상으로 교육 효과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한국도로교통공단의 특별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한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재범 확률이 약 3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들은 음주운전 예방을 위한 교육의 필요성을 입증하고 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은 교통안전 전문기관으로서 법규위반 운전자의 법정의무교육을 전담하고 있다. 공단은 음주운전 예방 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교육시간 확대, 새로운 교육방식 도입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교육과정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2022년 7월부터는 음주운전자 대상 교육시간을 최대 3배로 늘렸고 토의형 교육과 심리검사를 새로 도입했다.
특히 음주 운전자에 대한 심리검사를 위해 2022년 음주운전 성향검사를 최초로 개발했다. 이는 8가지 성향 분류에 따라 음주운전 행위의 원인을 스스로 찾아보고 앞으로 음주운전을 하지 않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방법을 제시한다.
상습 음주운전자를 대상으로 도입한 '러닝 퍼실리테이션(Learning Facilitation)'은 일반적인 토의형 교육에서 더 확장된 방식의 교수법이다. 강의 교수는 조별 토의 등의 방법으로 수강자들이 스스로 잘못을 깨닫게 하는 '촉진자' 역할을 한다.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깊이 이해하고 변화를 추구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데 중점을 둔다. 최종적으로 근본적인 생활습관을 개선해 음주운전 근절로 이어지도록 돕는다.
음주운전 예방 교육은 '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씨앗을 심는 과정'이다. 음주운전자의 내면에서부터 변화를 이끌어 지속 가능한 음주운전 방지를 목표로 한다. 따라서 음주운전 교통사고로부터 소중한 인명을 지켜내기 위해 더 많은 양질의 교육 씨앗을 심어야 한다. 여기에 운전자 교육을 기반으로 음주운전 행위에 대한 합당한 처벌, 음주운전은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 등이 함께 균형을 이룬다면 '음주운전 교통사고 제로화'라는 궁극의 사회적 목표에 한 걸음 더 빠르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술은 잘못이 없다." 마치다 고의 말에 동의한다, 그러나 "음주운전은 큰 잘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