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제주항공 참사] “조종사-관제사 합의”…블랙박스 분석 착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revie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101010000414

글자크기

닫기

박주연 기자

승인 : 2025. 01. 01. 18:11

1차 착륙 실패 후 방향 전환, 조종사·관제사 간 상호 합의
블랙박스·비행기록장치 분석…정확한 사실 관계 규명 중
제주항공 사고 현장 조사<YONHAP NO-3723>
1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 등이 사고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항공 7C2216편이 지난달 29일 오전 8시 54분부터 9시 3분까지 사고 직전의 마지막 9분에 대한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사고기가 동체 착륙하는 과정에서 관제사와 조종사의 합의에 따라 방향을 바꾼 착륙이 발생했던 것으로 정부당국이 확인했다. 다만 누가 이를 먼저 제안했는지는 불분명해 사고 여객기의 블랙박스 분석을 통해 정확한 사실 관계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유경수 국토교통부 항공안전정책관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조종사가 복행(착륙을 포기하고 재상승하는 것)을 시도하면서 우측으로 선회했고, 그 과정에서 관제사가 기내의 비정상적인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그때 가장 가까운 방향으로 착륙을 안내했고, 조종사가 이를 수락하며 상호 합의 상태에서 착륙 시도를 한 과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등에 따르면 사고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전 8시 59분 사고 여객기가 조류 충돌로 고장이 발생하자 조종사는 즉시 메이데이를 세 차례 외쳤다. 이후 관제탑에 1차 착륙 시도와는 반대 방향으로 착륙하겠다고 요청했으며, 관제사는 2분 뒤인 오전 9시 1분에 착륙을 허가했다. 다만 당시 조종사의 동체 착륙 여부까지 논의되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를 조사 중인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교신 내용을 서로 정확히 확인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사조위 측은 관제사 진술과 교신 내용, 블랙박스 음성기록장치(CVR), 조종실 내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블랙박스 CVR의 자료는 이미 추출됐으나, 비행기록장치(FDR)는 커넥터(연결선)이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은 외형이 일부 파손된 채 수거된 FDR의 커넥터가 분실된 상태로 발견돼 데이터 추출 여부에 관한 기술적 검토를 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강제로 분석시 데이터 손실 우려가 있어 국토부는 FDR은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의 협조를 통해 미국 워싱턴으로 이송해 분석을 진행하기로 했다.

국내 조사도 본격 이뤄진다. 미국 조사팀 2명이 추가로 입국해 사조위와 함께 한·미 합동조사팀을 구성했다. 합동조사팀은 총 22명으로 구성됐으며, 공항 내 임시본부를 설치하고 현장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사조위는 블랙박스 분석과 함께 관제사 교신 내용, 착륙 장치 상태, 비행 기록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또 기체와 엔진의 잔여 상태, 조류 흔적 등에 대한 육안 조사와 로컬라이저(항공기 유도 장치) 설치 및 규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면밀히 조사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제 기준(ICAO)을 바탕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시공사인 금호건설의 시공 방식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