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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미얀마 국영 MRTV와 로이터·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사정부는 2024년 인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미얀마의 인구는 약 5130만명으로 마지막 조사였던 2014년 인구 조사 당시의 5150만여명보다 약 20만명 감소했다. 보고서는 3220만명이 인구조사에 포함됐고 안보·교통 문제 등으로 접근이 불가능한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910만명일 것으로 추산했다.
군정은 총 330개 타운십(구) 가운데 145개 타운십에서는 인구조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58개 타운십(구)에서는 인구 조사를 실시할 수 없었고 안보상의 제약으로 127개 타운십에서 일부만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인구조사를 완료할 수 없었던 지역에는 북부 카친주(州)·북동부 샨주·북서부 친주·서부 라카인주, 중부 마궤·만달레이·사가잉 지역 등 군부에 맞서고 있는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민주진영의 무장 충돌이 이어지고 있는 지역이 포함됐다. 로이터통신은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에서 핍박받고 있는 무슬림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은 지난 2014년 인구조사와 2024년 인구조사 모두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인구조사가 불가능한 지역의 인구를 추산하기 위해서 군정은 러시아·중국·인도 및 일부 유럽 국가들의 업체들로부터 고해상도 위성 이미지를 확보해 추산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2월 군부는 전년도 총선에 대해 부정선거 의혹을 주장하며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과 민주주의민족동맹(NLD)가 이끌던 민선정부를 전복시켰다. 헌법에 규정된 비상사태 선포 기한을 훨씬 넘겨 정권을 잡고 있는 군부는 오는 10월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선거 준비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전국적인 인구조사를 실시했지만 결국 일부 지역에선 인구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위성 이미지로 인구를 추산하게 된 것이다.
AP통신은 "인구조사 실시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는 것은 군정이 국가 영토의 절반 이상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고,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군부 통치에 맞서 싸우는 민주 게릴라 세력의 도전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군정의 이번 인구 조사 결과는 유엔(UN)의 세계 인구 전망보고서를 기반으로 한 세계은행(WB)의 추산치인 5450만명보다 낮다. 세계은행은 지난 2014년에는 미얀마의 인구를 5070만명으로 추산한 바 있다.
군부 쿠데타의 주범이자 군정의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국가행정평의회(SAC) 의장은 신년사를 통해 "SAC의 궁극적인 목표인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성공적으로 조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얀마 전역이 내전에 휩싸여 있는데다, 명목상 민주주의를 위한 '구실'에 불과한 총선이 군부의 권력 장악을 정당화·정상화하려는 시도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민주진영은 시민들에게 군정의 인구 조사에 협조하지 말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실제로 군정에 반발심을 가지고 있는 일부 지역에선 인구 조사원에 대한 공격이 이뤄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국가가 전쟁(내전) 상태고 시민들의 자유가 엄격히 제한된 상황에서 투표가 자유롭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