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미 기술기업, 매년 수십만 비자 청원"
"전문직 구인 수, 실업자의 두배"
"급증 SW·컴퓨터 엔지니어 26% 외국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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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1B 프로그램은 1990년 제정됐으며 고도의 숙련 외국인 노동자가 미국으로 들어오는 주요 통로이며 이 비자 소지자는 최종적으로 영주권 신청 자격을 얻어 미국에 무기한 체류하게 된다.
◇ 미 전문직 비자 H-1B 놓고 머스크 등 트럼프 신실세와 마가 강경 지지자 갈등
WSJ "외국 노동력 의존 미 기술 산업, 매년 수십만 건 비자 청원서 제출"
이에 불법뿐 아니라 합법적인 이민 확대에도 반대하는 경향을 보이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강경 지지자들이 기술 기업이 미국인 노동자를 고용해야 한다며 H-1B 프로그램에 찬성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신(新)실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머스크와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기업가 출신 정치인 비벡 라마스와미 등을 공격하고 나선 것이다.
공교롭게도 추첨을 통해 연간 8만5000명에게 발급되는 이 비자의 최대 수혜국은 소프트웨어(SW) 강국 인도이고, 라마스와미는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등 실리콘밸리 내 수 많은 기업인과 마찬가지로 인도에서 대학을 마친 후 미국으로 건너왔다.
이번 논쟁을 촉발한 서리람 크리슈난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의 인공지능(AI) 수석 정책 고문 지명자도 인도계다.
강경 MAGA 지지자들은 크리슈난이 지난달 엑스에 "기술직 이민자들에 대한 영주권 상한선을 없애는 것은 대단한 일이 될 것"이라는 글을 올린 것을 문제 삼았다.
극우 활동가 로라 루머는 크리슈난 기용을 비판하면서 "그는 영주권 제한을 없애 외국 학생들이 미국에 오게 하고 미국 학생들에게 주어져야 할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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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 미 SW 개발자·컴퓨터 엔지니어 26% 외국 출생"
하지만 미국 기술 기업들은 매년 수십만 건의 비자 청원서를 제출하고, 지난해 10월 대부분의 기술 분야를 포함하는 '전문·비즈니스 서비스' 부문 구인 수가 실업자의 두배에 이른다는 미국 노동부의 데이터를 감안하면 강경 MAGA 지지자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아울러 인구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미국의 SW 개발자 수는 285만명, 컴퓨터 엔지니어 수는 350만명으로 1990년 대비 각각 4배·7배 이상 급증했는데, 같은 기간 이 부문 외국 출생 노동자 비중은 26%로 두배 이상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WSJ은 전했다.
머스크가 H-1B 프로그램 반대파에게 '전쟁'을 선포하고, 오는 20일 취임하면 불법 이민자를 대량 송환할 것이라는 트럼프 당선인이 이 프로그램을 지지하는 배경이다.
머스크는 지난달 27일 저녁 엑스(X)에 "내가 스페이스X와 테슬라, 미국을 강하게 만든 수백 개의 다른 회사들을 구축한 수많은 중요한 사람들과 함께 미국에 있는 이유는 H1B 덕분"이라며 "나는 이 문제를 놓고 전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썼다. 이어 28일에도 "한심한 바보들(contemptible fools)은 공화당에서 제거해야 한다"고 적었다.
트럼프 당선인도 지난달 28일 뉴욕포스트(NYP)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늘 그 비자를 좋아했고, 지지해 왔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유세에서 미국 대학 졸업자에 대한 자동 영주권 부여, 고학력 노동력을 위한 합법 이민 시스템 개혁 등을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