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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거센 공격에 맞선 中, 무역전쟁 모든 카드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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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01. 06. 14:37

미국과의 정면충돌 기정사실화
대책도 이미 다 마련했다고 봐야
희토류 수출 금지 카드 등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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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2라운드로 촉발될 양국의 긴장이 올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는 중국 내 한 매체의 만평. 중국은 미국의 거센 공격에 맞서 모든 카드를 꺼내면서 무역전쟁에 올인할 것으로 보인다./환추스바오(環球時報).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취임 이후부터 본격화할 '트럼프 2.0' 뉴노멀 시대의 양국 간 제2 라운드 무역전쟁을 피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정면충돌이 운명적인 것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단언해도 무방할 것 같다. 당연히 승리를 위해 모든 카드를 다 동원해 올인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양국 관계에 정통한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6일 전언에 따르면 사실 이렇게 단정할수밖에 없는 이유는 많다. 우선 트럼프 당선인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하나 같이 후퇴를 모르는 직진 본능의 스트롱맨이라는 사실을 꼽을 수 있다. 전의를 꺾을 경우 입게 될 국익과 국격의 치명적인 손상도 고려하기는 하겠으나 자존심 때문에라도 무역전쟁 '시즌 2'에 적극 임할 것이라는 얘기가 될 것 같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중국몽이라는 양국의 국정 철학 슬로건 역시 거론해야 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100년 이상 동안 보유했던 G1이라는 타이틀을 사수하겠다는 의지와 이제는 G2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목표가 충돌하게 됐으니 빅뱅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된다. 밀림에 백수의 왕이 둘이 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더구나 중국으로서는 MZ 세대의 정서적 특징인 맹목적 애국주의 때문에라도 미국에 꼬리를 내리기 어렵다. 만약 그랬다가는 애국주의가 급작스레 사그러들면서 지난 세기 초에 그랬듯 국가 미래에 대한 비관론이 대두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 경우 애국주의에 힘입어 장기 집권의 길을 거침 없이 가는 시 주석의 위상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심지어 총서기 3연임이 끝나는 2027년 가을 이후의 재집권을 장담하기 어렵게 될 수도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끝까지 항전하는 것이 선택 가능한 외길 수순이라고 해야 한다.

최소한 미국에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게 해줄 대책도 다 마련해놓은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분석에 따르면 꽤 합리적일 뿐 아니라 실현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다. 우선 시 주석의 경제 책사로 꼽히는 허리펑(何立峰·70) 부총리를 필두로 왕원타오(王文濤·61) 상무부장, 왕서우원(王受文·59) 상무부 국제무역협상대표(부장급), 랴오민(廖岷·56) 재정부 부부장(차관) 등을 이미 차출, 전열을 재정비한 행보를 꼽아야 할 것 같다.

특히 이들 중 왕 대표와 랴오 부부장은 무역전쟁 1라운드 때 핵심 멤버로 미국과의 협상에 나선 경험까지 보유하고 있다. 현재 이때의 학습효과를 바탕으로 국무원(행정부) 중심의 대미 협상 팀을 구성해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방대한 분량의 전략 매뉴얼을 마련한 것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각론으로 들어가도 중국의 전략과 대비책은 오래 전부터 준비됐다는 생각을 들게 하기에 부족하지 않아 보인다. 이미 예정된 60%에 이어 취임과 동시에 10%를 추가로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압박에 대한 대응 계획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미국에 상당한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농후한 보복 관세와 미 농산물의 수입 제한 및 자국 희토류의 수출 금지 카드를 이미 확정해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미국이 눈엣가시로 생각하는 신싼양(新三樣·전기차와 리툼 배터리 및 태양광 전지) 산업 죽이기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전략 역시 세워놓은 것이 확실해 보인다. 최근 배터리 시장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인 CATL(닝더스다이寧德時代)이 아예 미국에 공장을 세우는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을 보면 진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무역전쟁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 외곽 때리기 수단으로 미국이 적극 검토하는 것이 확실한 이민자 추방과 국경 봉쇄 카드 등에 대한 대비 역시 거론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유학 희망지로 미국 이외 국가들을 적극 권장한다든가 중남미를 통해 미국에 밀입국할 개연성이 농후한 불법 출국자들에 대한 대대적 단속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다 까닭이 있다고 해야 한다.

이외에 중국은 무역전쟁과 나름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대만 문제에서 비롯될 군사적 긴장에 대비한 전략도 상당히 구체적으로 세워놓고 있다. 최악의 경우 최고조의 긴장을 부를 미국과의 군사적 대치까지 상정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중국이 트럼프 당선인의 귀환이 확정된 이후 6세대 전투기를 비롯한 첨단 장비와 무기들을 잇따라 외부에 의도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분명 괜한 게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현재 경제가 상당히 어렵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엄청난 부담이 될 수 있다. 내심 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를 보면 걸어오는 싸움을 피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역전쟁 2라운드로 촉발될 미중 간 최고조의 긴장은 이제 분명한 현실이 됐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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