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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수익 관리 ‘일석이조’… 대형증권, 자본확충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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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5. 01. 01. 17:46

PF 우려때 자본력 바탕, 손실폭 줄여
초대형 IB, 규모 따라 어음 확대 이점
올해 조달 용이 후순위채 등 쏠림 전망
업계 "불확실성 확대됐지만 속도낼 듯"
대형 증권사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자본 확충을 통해 수익 성장에 나설 전망이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우려 등이 나타났을 당시 자본력을 바탕으로 대응했던 증권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거뒀던 만큼, 올해도 이 같은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들 중에선 한국투자증권이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 대신증권은 자산을 부동산투자회사(리츠)에 편입해 상장시키는 방법으로 자본 확충을 시도했다. 특히 올해도 채권시장에 대한 투자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종자본증권 혹은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본 확충 효과를 노리는 증권사들도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들이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본 확충을 통해 성장을 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자본 규모가 커질수록, 여러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되고 이를 기반으로 수익도 성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중에서도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 혹은 초대형 IB 인가를 받은 대형 증권사의 경우, 자본 규모만큼 신용공여·발행어음 사업을 확대해 운용할 수 있다.

대형 증권사들은 작년에도 자본력을 키우기 위한 시도들을 해왔다. 일례로 한국투자증권은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회사의 작년 9월 말 개별기준 자기자본은 8조8719억원으로 이번 유상증자가 잘 끝나면 9조1719억원까지 늘어난다. 이미 업계 2위 수준의 자본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건 보다 공격적으로 사업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대신증권 또한 본사 사옥(대신343)을 매각하지 않고 리츠에 편입 후 상장하기로 했다. 결국 유동화 작업을 하겠다는 건데, 추후 대신343을 편입한 리츠(대신밸류리츠사모제1호)를 다시 대신밸류리츠에 담는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3362억원의 자금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신증권 역시 이미 종투사 신청 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작년 3분기 기준 3조1181억원)을 넘겼지만, 자본 확충에 나섰다.

이들 증권사가 자본력을 키우는 건 결국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함이다. 업계에선 부동산 PF 등이 발목을 잡던 당시, 탄탄한 자본을 보유한 증권사들만이 손실 폭을 줄이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PF 리스크가 컸던 최근 2년 동안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 사이의 실적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었던 배경 중 하나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자본력을 기반으로 리스크를 줄이는 등 자본 효과를 톡톡히 봤다"며 "이와 더불어 최근 시장 불확실성도 큰 상황인 만큼, 자본을 키우려는 시도는 계속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자본확충 전략으로 유상증자나 보유자산 매각 등의 방법보다는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발행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는 '회사채'의 한 종류이지만, 만기 연장을 발행 할 수 있다는 점(신종자본증권)과 만기가 5년 이상(후순위채)일 때는 자본으로 인정된다.

유상증자나 보유자산 유동화보다 발행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으며, 일반 회사채보다 높은 이자 제공과 함께 금리 인하기에는 평가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 수요를 자극한다. 발행사 입장에선 투자 수요를 바탕으로 자금조달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 앞서 KB·메리츠증권이 신종자본증권을, 미래에셋·신한투자·하나증권이 후순위채를 발행하게 자본을 확충한 바 있다.

업계에선 최근 국내 경제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은 양상을 나타내고 있지만, 그럼에도 증권사들은 자본 확충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트럼프 정책 리스크와 국내 정치 불확실성 등이 자본시장에서 악재로 작용하면서 경제 전반에도 타격을 주고 있지만, 그렇다고 증권사들이 자본력을 키우는 시도들을 멈추진 않을 것"이라며 "결국 몸집이 커야 수익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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