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현대 정경선, AI 등 적극 추진
한화 김동원, 글로벌 실적 견인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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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오르게 된 인물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장남 신중하 상무다. 작년 말 임원 승진에 성공한 신 상무는 올해부터 디지털과 경영전략 부문 지휘봉을 잡는다. 신 회장이 그동안 '능력이 입증된 사람이 CEO(최고경영자)가 돼야한다'는 인사 철학을 견지해온 만큼, 신 상무는 경영 성과를 내는데 집중해 승계발판을 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 정경선 전무는 '임원 2년차'를 맞았다. 작년 제4인터넷은행(이하 제4인뱅), AI(인공지능) 사업 등을 적극 추진하며 주목받았다면, 올해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오너 3세 가운데 가장 먼저 임원에 오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글로벌 사업을 지휘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은행업 진출, 미국 증권사 인수 등 적극적인 투자를 이끌어 온 만큼, 올해는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글로벌 실적을 견인해야하는 과제를 안고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과 한화생명에 이어, 교보생명도 오너 3세 경영을 본격화하면서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신 상무는 작년 12월 정기 인사에서 입사 10년만에 AI활용·고객음성데이터 겸 그룹경영전략 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신 상무의 주요 경력은 '디지털' 분야에 집중돼 있다. 특히 2021년부터 교보DTS 자회사인 데이터분석 전문기업 디플래닉스 설립을 주도하고 초기 기틀을 다지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당시 성과를 인정받아 2022년 5월 디지털데이터전략팀장 등을 역임하며 그룹 디지털 전략 수립에 힘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건은 올해부터다. 디지털 전환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룹경영전략까지 담당하게 되면서, 그룹 금융지주사 전환 등 그룹 이슈에 대한 전반적인 대응 전략 수립도 적극 참여할 것으로 예측된다.
작년부터 현대해상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를 맡고 있는 정 전무는 올해 임원 2년 차를 맞았다. 정 전무는 소셜벤처 지원 비영리법인 루트임팩트와 임팩트 전문 투자사 HGI를 설립하며, 사회적 기업 분야에서 인정을 받은 인물이다. 이 같은 경력을 발판 삼아 현대해상의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제4인뱅 추진 사업이 있다. 현대해상은 유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보험시장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만큼 인뱅 설립으로 수익 다각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제4인뱅 윤곽이 드러날 전망인 만큼, 정 전무는 제4인뱅 인가를 위해 만전을 기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사장은 글로벌총괄책임자(CGO)로서 한화생명의 글로벌 사업을 지휘하고 있다. 특히 작년 한 해 적극적인 글로벌 금융사 인수를 추진했다. 작년 4월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지분을 인수해 국내 보험사 최초로 은행업에 진출했고, 같은 해 11월엔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를 사들였다.
다만, 올해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해외 자회사 실적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최근 공격적인 투자를 추진한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실적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오너 3세들은 신사업을 담당하는 만큼,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영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며 "오너 2세들이 모두 70대 이상에 접어든 만큼 경영승계도 조만간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